회계학은 캐나다 컬리지 유학을 고민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전공은 아니다. 취업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기 때문인 것 같고, 그러다보니 개강 직전까지 대부분의 학교에 지원 여력이 남아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들이 캐나다 CPA를 목표로 유학을 선택하고 꿈을 이루는 사례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어 회계학 전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회계학과정은 거의 모든 캐나다 컬리지나 대학교에서 제공하고 있고, 정원도 넉넉한 편이다. 2년제 디플로마과정, 4년제 학사과정, 졸업후 디플로마에 해당하는 2년제 PG 디플로마 과정등 등 정규과정과 단기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는 북키퍼, payroll 등 여러 세부과정들이 있기 때문에, CPA를 목표로 한다면, 학교를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 CPA가 되기 위한 필수과정인 CPA PEP(CPA Professional Education Program) 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선수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고, 4년제 학부에서는 요구되는 모든 과정을 제공하지만, 2년 과정의 컬리지에서는 모든 과목을 끝내기가 어렵다. Post Graduate Diploma 과정이 있는 컬리지도 일부에서는 고급 과정이 빠져있기도 해서 CPA를 목표로 PG과정을 고려한다면 필수과목이 모두 제공되는지 커리큘럼까지 확인을 해야 한다.
캐나다 컬리지 회계학과 입학 요구 조건
영어가 공식언어인 나라에서 3년 이상의 학업기록이 없는 모든 외국인 학생에게 요구되는 언어능력은, 학교에 따라 IELTS 기준 5.5에서 6.5까지의 성적을 필요로 한다. 또한, 회계학 전공을 위해서는 11학년 and/or 12학년 수학성적을 거의 필수로 제출해야 하는데, 한국의 고3 수학성적을 인정해 주는 학교도 있어서, 고등학교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를 준비하면 된다. 인정이 안 된다면 컬리지에 입학해서 해당하는 학년의 수학을 먼저 수강해야 한다. 한국의 고등수학에 비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수학 자체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영어로 인한 부담감이 클 수 있다.
학업
회계원리, 중급회계, 고급회계, 초, 중 고급 원가회계, 초, 중, 고급 관리회계 등 절반에 해당하는 회계과목과, 나머지 경제학, 세법, 상법, 감사, 최근 추가된 IT관련 과목 등이 캐나다 CPA 협회에서 요구하는 필수 선수과목들이다. 이 과목들을 2.0 이상의 성적으로 이수해야 CPA PEP과정 입과가 가능하다. 컬리지 바이 컬리지 이지만 한국에서 수강한 극히 일부 과목들을 인정, 과목 면제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2년 과정의 디플로마를 얻으려면 다른 과목으로 필요한 전체 학점을 채워야 하므로 이수학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공부에 자신이 있다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과목 면제보다는 영어공부하는 셈치고 회계학 기초과목들을 다시 수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회계학 관련 업무지식이나 학업적인 배경이 있다면, 영어로 듣는 수업에서 장벽은 영어 외에는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배경지식없이 처음 회계학을 영어로 접한다면, 기본 컨셉트를 잡는 것 자체가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대차대조표" 같은 낯선 한국어 뿐 아니라 Debit, Credit 같은 내가 알던 영어가 아닌 뭔가 다른 영어까지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어서 뱅글뱅글 돌다가 포기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가지 팁으로는, 한국어로 된 기초강의-회계원리 한 과목 정도는 유튜브나 인강을 통해 개념을 이해하고 수업에 임한다면 조금 가볍게 소용돌이를 헤치고 나올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회계학은 만국 공통이다보니 원리가 거의 비슷해서 한 번 배우면 모든 국가의 시험에서 써 먹을 수 있는 지식을 갖게 된다. 경제학이나 회계감사 등의 과목도 대동소이하나, 세법이나 상법 등은 국가마다 다르고 영어가 꽤 필요한 과목이라 아마 가장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캐나다의 대학에서 사용되는 교재들은, 셀프로 매 시간 학습내용을 복습하고 과제를 통해 이해 정도를 점검할 수 있도록, 잘 짜여진 온라인 학습공간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실물 교재와 함께 온라인계정을 만들 수 있는 코드까지 구입하다보니 교재비가 무시무시하지만,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질문조차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 특히 회계학 과목들은 이해할 때까지 읽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때 까지 문제를 풀어보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내 것이 될 때까지 읽고 풀고를 반복하는 것. 암기보다는 이해가 필요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동일한 과목을 한국어로 이해를 하고 시작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학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취업
무경력자로 학업을 마치고 구직을 할 경우, 회계업무에서 Entry job에 해당하는 Accounts Payable (경비정산, 출납)자리를 구인공고에서 찾아보면 된다. 캐나다 회사들은 빈자리가 생기면 우선 사내에서 지원자를 찾는 구조라, 중간관리자직책에 TO가 생겨도 아랫 사람 중에서 뽑아 올리고, 다시 그 자리를 뽑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구인공고이기도 하다. 총무에 해당하는 Admin 직종도 구인광고가 많은 자리 중 하나인데, 어드민 업무를 하다가 AP 자리가 비면, 내부 지원을 통해 옮기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회계직종 취업이 여의치 않으면 admin 으로 우회를 해서 AP자리로 옮겨가는 로컬 지원자들도 많다. 하지만, Admin 직종은 영어실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리다 보니 영어가 딸리는 한국사람이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 영어에 자신이 있다면 Admin과 AP 구인공고를 함께 보는 것도 추천한다.
만약 한국에서 회계업무 경력이 있으면, 인터뷰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꽤 높아진다. Indeed 나 Linked In 을 보면 캐나다 구인공고에 업무영역을 얼마나 상세하고 길게 묘사해 두었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뽑아야 한다면, 사내에서 평판이 확인된 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적임자가 없다면, 주변인을 통해 소개받은 확실한 평판이 있는 자가 2순위, 이 모두가 여의치 않아서 3순위로 외부인을 채용할 때, 직접적으로 해당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함이다. 인건비가 비싼 나라이다 보니 인수인계 및 인력 교체와 관련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한국에서 보다 전문적인 업무경험이 있더라도 캐나다에서는 무경력이라면, 엔트리 직군에서 경력을 최소 1년 정도 쌓으면서 현지 회사 문화에 적응하고, 주변에 좋은 평판을 쌓아가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상위 직급으로의 도전보다 가능성이 높고, 1년 남짓의 시간을 통해 궁극적으로 본인의 자질에 걸맞는 직책으로의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근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학업기간동안 직장경험을 하게 되는 "코업" 또한 실습이 아닌 정식 경력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에 기회가 되고 상황이 된다면 꼭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영주권이 급한 경우라면 최대한 빨리 학업을 마치고 정식 직장을 구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코업 경험이 취업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올려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일단은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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